고대인들은 목욕하는 행위 자체를 매우 신성시했다. 세계 최고(最古)의 문명 발상지인 나일강 유역에서는 목욕이 물 7천 년 전부터 행해졌다고 한다. 이런 행위는 제사장에게는 접신을 위한 의식이었고, 백성들에게는 건강과 생산을 위한 은밀한 행위였던 것이다. 사람들은 목욕 후에 감성과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온몸에 향수를 발랐다. 그 후 수 천 년이 지났지만 이런 의미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 오늘날 화장품 역시 고대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얼굴과 몸을 깨끗이 하고, 용모와 두발 상태를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한다는 점에서 고대의 목욕과 유사한 점이 많다. 하지만 현대의 화장품은 고대의 목욕처럼 특별한 의미를 두기에는 아직 크고 작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화장품은 이제 미용뿐만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면서 일상생활에 더욱 가깝게 접근하고 있다. 이제 화장품은 생활용품이 되었으며, 와인과 같은 친근한 기호품으로 자리 잡았다.
●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화장품에 의존할 정도이다.
대인관계를 맺을 때 용모와 인상, 건강이 중요시되면서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를 돋보이게 가꿔주는 화장품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만큼 빠른 성장을 이룬 것이 사실. 오늘날 화장품은 세정, 청결, 정돈, 보습, 유연, 수렴, 그리고 진정에서부터 영양, 향자외선, 항산성, 보호, 재생 미백, 항주름, 항노화 마지막으로 회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띠게 됐다.
이렇데 다양하고 기능적인 화장품이 시중에 범람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자꾸만 새로운 화장품을 고집하는 게 현실이다. 이유는 선택한 화장품이 입에 맞지 않는 음식처럼 크고 작은 트러블을 유발하고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인이 사용하는 화장품의 기능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이쯤에서 화장품의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보는 게 좋을 듯 하다.
● 화장품이 피부에 제대로 작용하려면 최소한 피부생리에 맞아야 한다.
피부는 세포로 구성돼있다. 세포는 세포막을 통해 물질을 교환하고 생명현상을 유지하는데 만일 화장품이 피부와 맞지 않는다면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일이다. 살아있는 세포들은 ‘세포외체액’ 이라는 ‘내적환경(internal environment)’과 접해있다. 세포는 이 내적 환경에서 영양분을 찾고 노폐물을 버린다. 마찬가지로 사람이란 개체는 외부환경(external environment)에 맞닿아 있고 서로 소통하고 있다.
세포나 사람이나 똑같이 세포막과 피부라는 경계 막으로 환경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세포막과 피부는 동일한 개념이다. 따라서 화장품을 피부에 바른다는 개념은 세포 생리적 차원에서 이치에 맞지 않다. 세포와 생명 개체는 물질과 물질이 맞닿을 때 생기는 활성에너지로 반응한다. 활성에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없는 화장품은 무용지물일 뿐이다. 아니 좀 더 심하게 말하면 쓰레기 일 뿐이다. 생명을 띠는 물질은 반드시 이 물질을 만날 때, 서로 스치고 부딪치는 과정을 통해 반응한다.
|
우리의 피부는 환경 등 다양한 요소들의 영향으로 과거보다 훨씬 약해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기능성 화장품을 이용하는데 결과는 더욱 예민해지거나 트러블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제 화장품의 선택에 있어서는 가격이나 요란한 광고보다는 우리 피부의 입장에서 선택하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 내 피부와 화장품의 성분이 얼마나 부합되는지, 화장품이 지닌 기능이 내 피부에 꼭 필요한 것인지 등. 이런 노력 없이 고대인들의 목욕과 같은 신성한 느낌이나 부작용 없이 피부에 도움을 주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없지 않다. 청결, 미화, 정화 등 화장품의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작은 노력들이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